내추럴 와인 역사
내추럴 와인은 법적으로 명확한 정의는 존재하지는 않지만, 생산자들은 최소 개입을 원칙으로 삼아 포도 재배부터 양조까지 자연스러운 과정을 중시하며 와인을 만듭니다. 2021년 Macrowine 컨퍼런스에서는 내추럴 와인을 포도와 와인 생산 과정에서 최소한의 개입을 적용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즉, 내추럴 와인은 자연 발효 및 저유황 관행, 정제되지 않은/여과되지 않은 병입을 핵심으로 합니다.
내추럴 와인의 시작은 1970–80년대 프랑스 보졸레와 로제르 지역에서 실험적으로 이뤄졌으며, 현재는 유럽과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생산자들은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토착 효모로 발효하여 테루아를 더 잘 표현하려는 목적으로 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오늘날에는 공식 정의가 없지만 프랑스 “Vin Méthode Nature” 인증, 이탈리아 “Vini Veri” 협회 등 자체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단체들이 있습니다.
내추럴 와인 기존 와인 차이
주된 관행 | 내추럴 와인 | 전통적/상업적 와인 |
발효 방식 | 자연 발효 – 포도 껍질과 환경에 존재하는 토착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한다. Gambero Rosso가 소개한 내추럴 와인 정의에 따르면 외부에서 배양한 이스트, 산 조절제, 탄닌, 이온교환 필터, 정제제, 살균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 인공 발효 – 주류 산업에서는 발효 속도와 맛의 일관성을 위해 선발된 효모나 균주 혼합을 첨가한다. 그 결과 발효 속도가 빠르고 맛의 예측 가능성이 높지만, 미생물 다양성은 감소한다. |
황(SO₂) 사용 | 내추럴 생산자 대부분은 황을 아주 적게(최대 30 mg/L 이하) 또는 사용하지 않는다. 낮은 SO₂는 미생물 활동과 산화에 더 취약하지만, 풍미를 그대로 유지한다. | 상업적 와인에서는 산화와 병입 후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50–150 mg/L 수준으로 황을 첨가한다. 높은 SO₂는 향미를 보호하지만 일부 소비자에게 자극을 줄 수 있다. |
정제·여과 | 무정제/무여과로 병입하여 포도 껍질이나 효모에서 나온 부유물과 페놀 물질이 남아 탁하거나 침전물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통해 질감과 향미의 복잡성을 추구한다. | 정제·여과를 통해 와인을 맑고 안정하게 만든다. 정제제(계란흰자, 젤라틴 등)나 필터를 사용해 침전물과 미생물을 제거한다. |
포도 재배 | 유기농 또는 생물동역학적 방식이 많으며, 제초제와 살충제 사용을 최소화한다. 건강한 포도는 자연 발효에 필요한 미생물의 집합체를 제공한다. | 관행적 농업에서는 화학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미생물 다양성이 감소하고 토양 건강이 저하될 수 있다. |
첨가물 | 산 조절제, 당분(샤프도나), 거품제, 심지어 조미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에서 산 조절제, 당분, 탄닌, 효소, 옥탄산 염 등 다양한 첨가물을 사용해 맛과 색을 조정한다. |
내추럴 와인의 펑키함
휘발성 산도: 아세트산 함량이 높을수록 신맛과 발효취가 강해지며, 자연 발효 시 자주 나타납니다.
주로 아세트산과 에틸아세테이트 등의 휘발성 지방산을 말합니다. 호주 와인연구소(AWRI)는 건전한 발효를 거친 와인의 VA가 0.1–0.4 g/L 범위이며, 야생효모나 아세트산박테리아에 의해 생산되는 아세트산이 높아질 경우 0.7 g/L 이상이면 결함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탈리아 법령은 적포도주의 VA가 1.2 g/L를 초과하면 와인으로 판매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내추럴 와인은 토착 미생물을 사용하는 탓에 VA가 관행 와인보다 높을 수 있으며, 2021년 연구에서도 내추럴 와인이 pH와 휘발성 산도, 탁도가 전통 와인보다 높았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산화성 노트: AWRI에 따르면 황 사용을 제한하면 와인이 산소와 반응해 아세트알데하이드 등 알데하이드가 증가하여 브루즈드 애플이나 셰리 같은 향을 띨 수 있습니다. 적포도주에서는 천연 페놀 성분이 항산화제로 작용하지만 백포도주의 경우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미생물 다양성: 자연 와인은 Brettanomyces, Oenococcus oeni 등 다양한 토착 미생물과 함께 발효되어 독특한 향을 만듭니다. 하지만 이들 미생물은 잘못 관리하면 이취(off-flavor)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최근 자연 발효의 미생물 생태 연구는 미생물 테루아 개념을 뒷받침합니다. 2025년 마르셀란 품종의 자연 발효를 조사한 연구는 발효 과정에서 59가지 휘발성 화합물(13 에스터, 22 알코올, 8 산 등)이 생성되며 시간 경과에 따라 알코올과 에스터가 증가한다고 보고했습니다. PCA 분석에서는 발효 초기에 알데하이드와 케톤이 우세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모가 생산하는 알코올과 에스터가 주된 향을 형성했습니다. 같은 연구는 고속 DNA 시퀀싱을 통해 Saccharomyces, Aspergillus, Starmerella, Pichia, Pseudomonas 등의 미생물이 발효 동안 핵심 역할을 하며, Saccharomyces와 Pichia는 에스터와 알코올 생성과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합니다. 반면 Aspergillus, Acremonium, Fusarium 등은 일부 휘발성 화합물 생성을 억제해 특정 향을 감소시킵니다. 연구는 또한 Gluconobacter와 같은 아세트산박테리아가 초기 발효 단계에서 산과 알코올 생산에 관여한다고 보고합니다.
2025년 과학 리포트 연구는 자연 와인 23쌍과 이웃한 농약 처리 와인을 비교해 자연 와인에서만 19종의 독특한 균류가 발견되었고, Brettanomyces bruxellensis가 8개 자연 와인에서 90 % 이상 차지했지만 농약 처리 와인에서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고했습니다. Brettanomyces는 밴드에이드, 동물 우리 냄새, 말땀 향 등 이른바 펑키함을 부여하는 4‑에틸페놀과 4‑에틸과이아콜을 생성한다는 점에서 내추럴 와인의 개성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농약 처리 와인에서는 이러한 균류가 제어되어 표준화된 향미를 얻습니다. 같은 연구는 또한 자연 와인에 박테리아 다양성이 높고 Oenococcus oeni가 더 우세하여 말로락틱 발효가 활발하며, 일부 미생물(예: Pediococcus damnosus, Lactobacillus hilgardii)이 질감 변화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페놀 수치: 페놀은 포도 껍질, 씨, 줄기에서 유래하는 탄닌과 플라보노이드 등으로, 와인의 색, 구조, 질감을 결정합니다. 무여과·무정제 상태의 내추럴 와인은 페놀산이 풍부하여 질감이 두껍고, 침전물이 생기며, 때로는 강한 질감과 씁쓸한 떫은맛을 느끼게 하고 살짝 오렌지 빛깔을 띨 수 있습니다. 이는 일반 소비자에게 탁하다 또는 클라우디하다는 반감과 인상을 주지만, 많은 내추럴 와인 애호가들은 이러한 질감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2022년 푸티트 만생 포도를 이용한 연구는 자연 포도즙을 토착 효모로 발효할 경우 총 페놀 산 함량이 16.36 mg/L로, 상업적 효모로 발효한 대조군(14.03 mg/L)에 비해 높았습니다. 특히 프로토카테쿠산, 젠티식산, 클로로제닉산 등 여러 페놀산 수준이 토착 효모 발효에서 유의하게 증가했고, 이는 자연 발효가 항산화 물질을 더 많이 생성해 자연적 방부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펑키함의 한끝 차이
그렇다면 펑키함의 결함을 과학적으로 이해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향미가 다 좋다고 하기엔 결함으로 보이는 느낌도 존재합니다.
- Brettanomyces : AWRI는 Brettanomyces가 4‑에틸페놀, 4‑에틸과이아콜, 4‑에틸카테콜 등 휘발성 페놀을 생성해 밴드에이드, 약품, 말안장, 구운 베이컨 같은 향을 내며, 높은 수준에서는 결함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자연 와인 애호가들은 Brett으로 인한 가벼운 동물적 향을 펑키함으로 평가하지만, 과도하면 음용성을 떨어뜨린다. 호불호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마우시니스 : AWRI는 마우시니스가 N-헤테로고리계 화합물(2-아세틸테트라하이드로피리딘, 2-에틸테트라하이드로피리딘 등)에 의해 발생하며, 대부분의 젖산균(Lactobacillus hilgardii, L. plantarum, L. brevis)과 Brettanomyces가 생산한다고 보고했습니다. 낮은 SO₂와 높은 pH 환경, 그리고 긴 침전물 숙성은 마우시니스 발생을 증가시키며, 한 번 발생하면 제거 방법이 없다고 한다. 마우시향은 삼킨 후 입안에서 사료 냄새처럼 느껴지는 결함입니다.
- 산화와 클라우디함 : 황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내추럴 와인은 산소와 접촉하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축적되어 견과류, 셰리, 사과 껍질 같은 향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무여과 상태는 효모와 미립자가 남아 탁도를 높이며 침전물이 생길 수 있다. 이 침전물에는 미생물, 단백질, 타르트레이트 결정 등이 포함돼 질감과 향미에 영향을 줍니다. 이 향미를 펑키함으로 평가하기엔 과도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
내추럴 와인은 숙취가 없다?
일반적인 오해 중 하나는 내추럴 와인은 숙취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UC 데이비스 연구에 따르면, 숙취의 주요 원인은 알코올과 탈수이며, 아황산염과는 관련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또한, 자연 와인도 일반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낮기 때문에 숙취가 덜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낮은 도수 때문이지 황산염의 부재 때문은 아닙니. 소량의 아황산염을 포함하고 있고, 알코올 도수 역시 숙취에 큰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숙취가 덜하다는 말은 객관적인 과학적 근거보다는 체감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황산염을 악마화하는 광고는 근거가 없습니다. 황은 미생물 억제와 산화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자연 와인에서도 소량 사용됩니다.
내추럴 와인 향미, 과일 vs 펑키함
내추럴 와인의 향미는 크게 과일 중심과 펑키/산화/향신료 중심의 스펙트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위치 | 설명 | 대표 스타일 & 포도품종 |
과일 → 산뜻 | 신선한 과실향, 약간의 산, 낮은 탄닌. SO₂ 사용이 적당하여 산도와 과일 맛이 살아 있다. | 펫낫(Pét-nat) 스파클링, 경쾌한 가메(Gamay), 뮈스카데(Muscadet), 프뢰넌스 와인. |
과일 + 텍스처 | 잔여 효모와 페놀 때문에 질감이 더해지고, 오렌지빛이 돌 수 있다. | 스킨-콘택트(주황 와인) – 리볼라 지알라, 소비뇽 블랑; 적포도주 중 탄닌이 적은 피노 누아. |
복합적 & 와일드 | Brett, 피할 수 없는 휘발성 산, 약간의 침전물, 향신료·살짝 짠 냄새. | 루아르의 카베르네 프랑, 보졸레 모르곤 내추럴 와인, 일부 시라/그르나슈. |
펑키 & 산화 | 마우시향, 말 땀 냄새, 쉬러진 과일, 견과류. SO₂ 거의 없음. | 오래된 셰리 스타일 내추럴 와인, 강한 피놀을 가진 주정강화 와인. |
내추럴 와인 서빙 및 보관 팁
- 서빙 온도 : 흰색·주황 내추럴 와인은 10–14 °C, 적포도주는 14–18 °C 정도가 적당합니다. 지나치게 차가우면 탁도와 냄새가 강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너무 따뜻하면 VA나 Brett 향이 두드러집니다.
- 디캔팅 : 펫낫이나 스파클링 와인은 이산화탄소가 많아 바로 마시는 게 좋습니다. 반면 침전물이 많은 오렌지 와인이나 탄닌이 강한 적포도주는 디캔팅 또는 병을 미리 열어두면 향이 열립니다.
- 보관 : 내추럴 와인은 황산염 함량이 낮기 때문에 산소와 열에 민감합니다. 직사광선을 피하고 12–15 °C의 서늘한 곳에 보관하며, 개봉 후에는 냉장 보관하고 1–3 일 안에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열었으면 아끼지 말고 먹는것이 진리입니다.
- 이송 : 병을 흔들지 않도록 주의하고, 침전물이 섞였다면 한동안 세워둔 후 천천히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내추럴 와인 용어집
자연 발효 : 외부의 배양 효모를 첨가하지 않고 포도 껍질과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로 발효하는 과정.
토착 효모 : 특정 포도원과 양조 환경에 존재하는 효모로, 미생물 테루아의 핵심 요소.
펫낫 : 병 내 1차 발효를 통해 만든 자연 발포성 와인. 여과나 당 첨가 없이 병입하여 미세한 효모 침전물이 남을 수 있다.
스킨 콘택트 / 오렌지 와인 : 백포도를 붉은 포도처럼 껍질과 함께 오래 침용해 발효한 와인. 껍질에서 나온 탄닌과 색소 때문에 구릿빛 또는 오렌지색을 띤다.
Brettanomyces : 자연 발효에서 흔히 발견되는 효모 속으로, 4‑에틸페놀·4‑에틸과이아콜 같은 화합물을 생산해 동물적·약품 같은 향을 낼 수 있다.
휘발성 산도 : 와인 속 휘발성 지방산(주로 아세트산과 에틸아세테이트) 총량을 뜻하며, 과도하면 식초나 네일 리무버 향을 내며 법적 한계를 넘으면 불량으로 간주된다.
마우시니스 : 젖산균과 Brett가 생산하는 N-헤테로고리계 화합물로, 삼킨 후 입안에서 햄스터 케이지 같은 냄새가 느껴지는 결함. SO₂가 낮고 pH가 높을수록 발생 위험이 높다.
말로락틱 발효 : 젖산균이 사과산을 젖산으로 전환해 산도를 부드럽게 하고 향미 복잡성을 높이는 과정.
VA 테루아 : 미생물, 토양, 기후 등 지역 조건이 발효 미생물 군집에 영향을 미쳐 와인 향미를 차별화한다는 개념. 2025년 연구는 자연 와인에서 19종의 고유 균류가 발견되어 미생물 테루아를 강화했다.
내추럴 와인의 문화
내추럴 와인은 규범과 표준을 따르기보다 자연의 힘을 존중하고 미세한 결점조차 포용하는 문화에서 탄생했습니다. 따라서 수많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자연 와인이 상업적 와인보다 미생물 다양성과 휘발성 화합물이 풍부하며, 일부 휘발성 산도와 Brett 향으로 인한 펑키함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많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개성으로 받아들여 페놀 함량 증가와 자연스러운 발효 미생물의 건강 잠재력이 긍정적인 면으로 부각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내추럴 와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과학적 데이터와 관능적 경험 모두를 존중하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내추럴 와인 즉, 자연 와인의 매력과 한계를 균형 있게 이해하고 새로운 향미의 세계에 발을 딛어보는 관심을 가지시길 바랍니다.🍷